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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토모 휴일

비가 오는 날이었다.
둘 다 휴일이었고, 각자 쉬고 있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노아의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이유는 별거 아니었다.

최근 임무가 많았다.
잠도 부족했고.
개성 사용도 잦았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하지만 노아는 평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밀리오가 연락한다.

“뭐 해?”
“쉬는 중.”
“거짓말.”
“왜.”
“노아 지금 안 쉬고 있잖아.”

노아는 답장을 멈춘다.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맞았다. 침대에 누워 있었을 뿐 쉬고 있지는 않았다.

결국 밀리오가 찾아온다.
평소처럼 밝게 웃으면서.
간식거리와 음료수를 잔뜩 들고.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기.”
“명령이야?”
“응.”
“횡포네.”
“맞아.”

그리고 둘은 기숙사 공용 소파에 앉는다.

TV는 켜져 있지만 내용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밀리오는 옆에서 계속 떠들고 있다.

오늘 있었던 일.
네지레 이야기.
길에서 본 이상한 광고.
전부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노아는 듣고만 있는데 점점 긴장이 풀린다. 왜일까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았다.

해야 할 일도 그대로다.
걱정거리도 남아 있다.
그런데 옆에 밀리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조금 괜찮아진다.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기댄다.



“…”

밀리오는 말을 멈춘다. 노아가 먼저 스킨십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잠시 놀란다.

“노아.”
“…응.”
“졸려?”
“아니.”

거짓말이다. 밀리오는 웃는다. 노아는 눈을 감은 채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조금 피곤해.”

밀리오는 그 말을 듣고 괜히 웃음이 사라진다.

노아가 힘들다고 말하는 일은 드물다. 정말 드물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묻는다.

“많이?”

잠시 침묵.

그리고.

“조금.”

이번에도 거짓말이다. 하지만 밀리오는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 대신 손을 뻗어 노아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준다.

“수고했어.”

노아는 눈을 뜬다.

“…”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다.

수고했다.
별것 아닌 말.
그런데 아무도 해주지 않았던 말.

노아는 다시 눈을 감는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말한다.

“응.”

밀리오는 듣지 못한 척한다. 노아가 이런 식으로 기대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니까. 그래서 가만히 있어 준다.

창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TV에서는 의미 없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기숙가 공용 거실에는 아무도 없고.
둘 다 말이 없다.
하지만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평온하다. 노아는 문득 생각한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절대 상상하지 못했을 거라고.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는 날이 올 거라고.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편해지는 날이 올 거라고.
그리고 그 사람이 토오가타 밀리오일 거라고.

아마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자신이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 사람.
가장 지친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 사람.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사람.
토오가타 밀리오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노아는 아주 조금 더 밀리오에게 기대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밀리오는 그런 노아를 보며 조용히 웃는다.
마치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당연한 일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