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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오가타 드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투과 개성
토오가타 밀리오와 친구→연인 드림합니다


토오가타 밀리오 (通形 ミリオ)

토모에 노아 (巴 希空)




치바현의 골목은 노아에게 너무 조용했다. 사람 소리가 들리는데도 어딘가 어긋나 있었고, 길은 계속 갈라지는데 표지판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없었고, 어디서부터 잘못 들어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골목 끝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고개를 내밀었다.

“어, 너 길 잃었어?”

너무 밝은 목소리였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시야가 잠깐 흔들렸다. 늘 그래 왔듯이, 사람 주변에 어렴풋한 색이 보였다. 대부분은 흐릿하고 섞여 있었는데, 눈앞의 아이는 달랐다. 밝은 노란색이 분명했고, 이상할 정도로 밝았다. 눈이 아플 만큼 튀지 않으면서도, 중심이 또렷했다. 노아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 색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만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네.”

짧게 대답하자 아이는 씩 웃었다.

“역시! 여기 처음 오면 다 헷갈려. 나 이 근처 살아.”

아이는 자기소개도 없이 자연스럽게 옆에 섰다. 너무 가까운 거리였지만, 물러나지 않았다. 색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다. 골목 안쪽은 어둡고, 사람 그림자가 드문드문 보였다. 그 방향에서 색이 묘하게 탁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본능적으로 말했다.

“이쪽 말고… 반대로 가는 게 좋아요.”

아이가 눈을 크게 뜨고 노아를 봤다.

“왜?”

“사람이 없어요.”

사실 그건 이유의 전부가 아니었지만, 설명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네 말 들을게.”

둘은 방향을 바꿔 걸었다. 아이는 계속 말을 걸었다.

“너 혼자야?”
“네.”
“이름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노아.”
“난 토오가타 밀리오!”

말하면서 밝은 웃음을 지었다. 시야에서 노란색이 살짝 흔들렸지만, 흐트러지지 않았다. 대신 그 아래에 아주 얇은 연녹색 같은 것이 깔려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노아가 지금까지 또래에게서 거의 본 적 없는 색이었다. 밀리오는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여기 골목은 낮에도 좀 무서워. 근데 걱정 마. 내가 같이 가줄게.”

노아는 ‘무섭다’라는 말과 달리, 그에게서 무서움의 색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이상했다. 그래서 고개를 들고 솔직하게 물었다.

“안 무서워요?”

밀리오는 잠깐 생각하더니 웃었다.

“음… 무섭긴 한데, 혼자일 때만! 둘이면 괜찮아.”

조금 걷자 큰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 그림자가 선명해지고, 색도 다시 복잡해졌다. 그제야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밀리오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괜찮을 거야. 너네 어른 어디 있어?”
멀리 보이는 편의점을 가리켰다.

“아, 저기!”

밀리오는 손을 허리에 올리고 활짝 웃었다.

“미션 성공이네.”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동안 밀리오의 색이 한 번도 흐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말했다.

“고마워요.”

밀리오는 눈을 크게 뜨더니 더 크게 웃었다.

“에이, 별거 아냐! 다음에 또 보자!”

다음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는 말투였다.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날을 잊어버렸지만, 밀리오는 오래도록 기억했다. 길을 잃은 아이가 조용한 목소리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던 순간,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그 말을 그대로 따르고 싶어졌던 감각을, 그날 이후 밀리오는 종종 생각했다. 그때 그 아이가 가리킨 방향이, 아마도 자신이 나중에 서게 될 길과 닮아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몇 년이 흐르고 노아는 유에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첫 등굣날 들뜬 마음과 긴장감을 가지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첫 걸음을 옮긴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노아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는 걸 보게 된다.

“노~아!!!”

모르는 사람이 본인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니 당황스럽고 놀라 어떨결에 도망가게 된다. 도망가다 어떤 친구와 부딪혀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다시 도망간다. 뒤 따라오던 아이는 부딪힌 아이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도망가던 노아는 안도감을 가지고 반으로 돌아간다.

유에이 고등학교의 교실은 생각보다 시끄러웠다. 신입생들이 모여 있는 공간 특유의 소음 속에서, 노아는 자리에 앉아 조용히 주변을 훑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로 감정의 색이 겹겹이 떠다녔다. 긴장으로 흐릿해진 푸른 계열, 흥분된 주황빛 적색, 기대와 긴장이 섞인 탁한 노랑. 그 색들을 하나하나 분류하며 무의식적으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교실 안의 색이 잠깐 흔들렸다.

“와— 여기 진짜 넓다!”

지나치게 밝은 목소리였다. 노아는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시야가 멈췄다. 노랑이었다. 단순하고, 밝고, 중심이 분명한 색. 명도는 높았지만 번들거리지 않았고, 채도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흐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상한 건, 그 색 아래에 깔린 패턴이었다.

수렴형. 밖으로 터져 나가야 할 감정이 안쪽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그리고 아주 얇게, 녹색이 안정적으로 겹쳐져 있었다. 노아는 무의식적으로 그 색을 오래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시선을 내렸다. 처음 보는 타입이다. 그렇게 판단했을 뿐인데, 가슴 어딘가가 미묘하게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어? 노아!“ 그 노랑의 주인이 말을 걸며 옆자리에 앉았다.  

노아는 잠깐 굳었다.

보통 이런 경우, 색이 흔들린다. 낯선 사람 옆에 갑자기 다가오면 불안이나 경계의 푸른 기가 튀어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색은 변하지 않았다. 밀리오는 웃으며 말했다.

“나 토오가타 밀리오. 나 기억하지? 잘 부탁해!”

‘나 기억하지‘ 라는 말에 의문을 가졌지만 허둥지둥 말을 고르다가 짧게 대답했다.

“…아 응.” 그 순간, 노랑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 패턴은 여전히 수렴형이었지만, 가장자리에서 짧은 맥동이 일어났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밀리오는 노아를 똑바로 보며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맞다. 치바현의 골목, 길을 잃었던 아이, 조용히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던 그 목소리.

얼굴은 성장하면서 바뀌었지만, 눈과 시선 처리, 사람을 보는 거리감은 그대로였다. 다만 노아의 눈에 자신을 알아본 기색이 전혀 없다는 것도 동시에 알아차렸다. 그래서 밀리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평소처럼 굴었다.

“노아는 왜 히어로과 왔어?”

너무 자연스러운 질문이었다, 잠시 생각했다.

“……필요하니까요.”

밀리오는 웃음을 터뜨렸다.

“와, 되게 멋없는 대답인데 멋있다!”

그 말에 색이 아주 옅게 흔들렸다. 회색. 판단을 유보할 때 나타나는 색이었다. 밀리오는 그걸 보지 못했지만, 분위기의 변화를 느꼈다. 역시 변하지 않았네.

수업이 시작되고, 오리엔테이션과 간단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밀리오는 몇 번이고 노아에게 말을 걸었다. 사소한 질문, 가벼운 농담. 노아는 대부분 짧게 대답했지만, 밀리오는 이상하게도 그 침묵이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했다.

노아의 시야에서 밀리오의 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안정되었다. 정체형에 가까운 고요함이 잠깐씩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보일 색은 아닌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훈련 안내가 끝나고 교실이 조금 소란스러워졌을 때, 밀리오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같은 반이네. 잘됐다.”

노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짧은 대답에도 밀리오는 만족한 듯 웃었다. 교실을 나서기 직전, 밀리오는 문득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노아.”

이름을 부르는 방식이, 이상하게 자연스러웠다.

“앞으로 자주 보겠지?”

노아는 잠깐 그를 올려다봤다. 밀리오의 색은 여전히 노랑이었지만, 그 아래 깔린 녹색이 아주 선명해 보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거절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겠죠, 아무래도.”

밀리오는 그 대답을 듣고 더 크게 웃었다. 그 웃음을 보며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마치 이미 여러 번 나눈 대화의 연장선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 하지만 기억은 없었다.

색만이, 설명되지 않는 친근함만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유에이에서 다시 만났다.

한 사람은 처음처럼, 다른 한 사람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얼굴을 다시 보는 마음으로.

첫 실전 훈련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입학 직후라는 말이 무색하게, 교관은 최소한의 설명만 남긴 채 학생들을 모의 전장으로 밀어 넣었다.

구조는 단순했다. 제한 시간 내 목표 지점 도달. 그러나 내부에는 감지 장치와 가동형 트랩, 그리고 교관이 조종하는 모의 적이 배치되어 있었다. 노아는 팀 편성이 끝나자마자 주변을 둘러봤다. 감정의 색들이 한꺼번에 요동쳤다.

긴장으로 푸르게 번지는 색, 자신감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붉은 기, 기대와 불안이 섞인 탁한 노랑. 그 사이에서, 익숙해질 리 없는 색이 또렷하게 보였다. 역시나, 밀리오였다. 전장에 들어섰음에도 색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노랑은 여전히 밝았고, 그 아래의 녹색은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패턴은 수렴형. 앞으로 나갈 준비는 되어 있지만, 선은 넘지 않는다. 노아는 그 구조를 그렇게 해석했다.

“토오가타.”

노아가 먼저 이름을 불렀다. 밀리오는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바로 웃었다.

“응?”
“앞으로 20미터 지점, 바닥 반응이 달라요.”

노아는 지도를 보지 않았다. 색이 먼저 반응했다. 그 구역에 서 있는 모의 적의 감정이, 미묘하게 층상형으로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공격의 전조였다.

“밟으면 작동해요.”

밀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질문도, 의심도 없었다.

“그럼 내가 우회할게.”

그 선택은 빠르고 정확했다. 밀리오는 벽 쪽으로 몸을 던지듯 움직였고, 그 순간 바닥에서 트랩이 튀어 올랐다. 노아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다른 팀원들이 당황해 멈칫하는 사이, 밀리오는 이미 전장을 가로질러 적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붉은 계열이 튀어 오르기 직전의 적들이 방사형 패턴으로 반응했다. 온다. 노아는 짧게 말했다.

“지금.”

밀리오는 설명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대로 돌파했다. 적의 공격은 허공을 가르고, 밀리오의 색은 흔들리지 않았다. 노아는 그 장면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숨을 멈췄다.

이 사람은… 계산이 필요 없었다. 이미 결과가 그려지고 있었다.

전투 중반, 예상치 못한 변수 하나가 튀어나왔다. 교관이 추가 투입한 고위험 모의 적이었다. 그 감정은 불안정했다. 보라 계열이 섞인 채도 높은 색, 표면에는 미세한 균열 패턴. 위험하다. 노아는 즉각 판단했다.

“뒤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밀리오가 움직였다. 노아의 시야에서 노랑이 잠깐 흔들렸다. 그러나 붉은 폭주로 가지 않았다. 녹색이 단단히 눌러 붙었다. 밀리오는 공격을 받아내며 위치를 바꿨고, 적의 균열은 더 빠르게 퍼졌다. 노아는 이를 보며 즉시 전술을 수정했다.

“3초만 버텨요.”

밀리오는 웃으면서 답했다.

“버티는 건 자신 있어!”

그 3초 동안, 노아는 처음으로 전장을 ‘사람’ 기준으로 설계했다. 밀리오가 있는 위치를 중심으로 적의 감정 흐름이 어떻게 쏠리는지, 어떤 색이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는지. 계산은 빨랐고, 결론은 명확했다.

“지금, 왼쪽.”

밀리오는 그대로 방향을 틀었다. 그 순간, 적의 균열은 중심을 잃고 무너졌다. 전투는 끝났다. 교관의 신호음이 울렸고, 전장은 정지했다. 숨을 고르며 서 있는 밀리오를 바라보며 노아는 깨달았다. 방금 전투 동안, 밀리오의 색을 ‘감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석도, 경계도 없이, 전제로 놓고 설계했다는 사실을. 밀리오가 다가오며 말했다.

“와, 노아. 방금 진짜 잘 맞았어!”

노아는 잠깐 말을 잃었다. 밀리오의 색은 여전히 노랑이었고, 그 아래의 녹색은 조금 더 선명해져 있었다. 층도, 균열도 없었다. 그저 안정된 수렴. 노아는 조용히 대답했다.

“……토오가타는, 말한 대로 움직이네요.”

밀리오는 웃었다.

“응! 네가 말한 대로면, 그게 제일 빠르잖아.”

그 순간, 노아의 내부에서 하나의 분류가 완성됐다. 이 사람은 변수다. 그러나 위험한 변수가 아니라, 전제를 바꾸는 변수. 전투가 끝났음에도 노아의 시야에서 밀리오의 색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감정을 보는 능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누군가를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아는 아직 명확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건은 훈련이 끝난 뒤, 사람이 거의 남지 않은 복도에서 일어났다. 노아는 혼자 자료실에서 나오던 중이었다. 하루 종일 감정 색을 과도하게 본 탓에 시야가 미세하게 겹쳐 보여 두 눈을 손으로 누르며 피로를 내쫓고 있었다. 그때였다.

“노아.”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노아가 고개를 들자, 벽 쪽에 기대 선 상급생 한 명이 보였다. 색이 이상했다. 노랑과 녹색이 거의 보이지 않고, 붉은 계열이 억지로 눌린 채 층상형으로 겹쳐 있었다. 그 아래에는 얇은 보라가 깔려 있었다. 의도가 있다라는 걸 노아는 본능적으로 판단했다.

“무슨 일이죠.”

노아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상급생은 웃으며 다가왔다.

“너, 사람 감정 본다며.”

그 말에 노아의 시야가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다들 알고 있잖아, 눈으로 보인다고.”

그는 한 발짝 더 다가왔다. 붉은색의 명도가 높아졌다. 방사형. 압박.

“그 능력, 꽤 쓸모 있겠더라. 누가 거짓말하는지, 누가 겁먹었는지… 히어로 시험에서도, 인턴십에서도.”

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 대신 거리를 계산했다. 뒤로 두 걸음. 벽까지 세 걸음. 도망은 가능하지만, 쫓기면 불리했다.

”그래서 말인데,“

상급생이 목소리를 낮췄다. “나랑 조금만 협력하자. 정보만 줘. 누가 흔들리는지, 누가 약한지.”

암보라가 짙어졌다. 균열이 미세하게 보였다. 노아는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설득이 아니다.

“싫으면?”

노아가 묻자, 상급생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소문이라는 게 있잖아. 개성 관리가 안 되는 애라든가. 사생활을 훔쳐본다든가.”

선혈 적색이 노아 쪽으로 밀려왔다. 압박감이 물리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순간,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어— 뭐야, 둘이 뭐 해?”

너무 익숙한 목소리였다. 밀리오였다. 밝은 톤이었지만, 노아의 시야에서는 그 색이 평소와 달랐다. 노랑은 여전히 중심에 있었지만, 명도가 낮아져 있었다. 대신 녹색이 전면으로 올라와 있었다. 단단한 수렴형. 버티는 선택. 밀리오는 노아와 상급생 사이에 자연스럽게 섰다.

“노아, 자료실에서 나오는 거 맞지? 나도 방금 끝났어 쌤이 너 찾으시던데. 얼른 가 봐.”

아무렇지 않은 말투였지만, 상급생을 향한 시선은 웃지 않고 있었다.

“아, 밀리오. 여기서 다 본다.”

상급생이 가볍게 인사했다.

“그냥 이야기 좀—”
“이야기?”

밀리오가 말을 끊었다. 웃고 있었지만, 노아는 그 웃음이 표면이라는 걸 바로 알았다.

“이런 데서? 목소리도 낮추고?”

상급생의 붉은색이 흔들렸다. 밀리오는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노아는 그 순간, 밀리오의 색에서 처음으로 미세한 푸른 기를 보았다. 아주 얇게, 그러나 분명하게 위험 인식. 하지만 패턴은 여전히 수렴형이었다.

“노아, 얼른 가.”

밀리오가 말했다. 노아는 고개를 들었다.

“그치만 너는—”
“괜찮아.”

짧고 단정한 말이었다. 계산이 끝난 사람의 말투. 노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가는 척 벽 뒤로 빠졌다. 그 사이 상급생이 혀를 찼다.

“너까지 끼어들 필요는 없잖아, 밀리오.”

밀리오는 웃음을 거뒀다.

“있어, 그리고 밀리오라고 하지마. 우리 친해?”

단호했다.

“노아 개성, 네가 함부로 말할 거 아니거든.”

상급생의 보라색에 균열이 크게 번졌다.

“뭐, 네가 뭘 안다고.”

밀리오는 고개를 기울였다.

“몰라도 돼, 근데 한 가지는 확실해.”

그는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히어로 못 돼.”

그 말은 협박도, 설득도 아니었다. 선언이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상급생은 결국 시선을 피하며 물러났다. 붉은색이 급격히 낮아졌다. 밀리오는 그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등을 돌리지 않았다. 복도에 둘만 남았을 때, 밀리오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밝게 웃었다.

“와, 분위기 진짜 안 좋았네.”

노아는 그를 바라봤다. 밀리오의 색은 천천히 원래의 노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짙은 녹색이 남아 있었다. 노아는 입을 열었다.

“왜… 끼어들었어요.”

밀리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음, 그냥 싫었어.”
“어떤게, 뭐가요.”
“네가 그런 식으로 취급받는 거.”

그 말에 노아의 시야가 흔들렸다. 회색 위에 아주 옅은 노랑이 스쳤다. 노아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보지 마, 지금은 분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리오는 그걸 보고 조용히 말했다.

“노아, 너 그거… 다 보고 있지?”

노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밀리오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말했다.

“그래도 말해둘게.”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밝았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누가 그걸로 또 너 건드리면… 그때 정말 가만 못 있을 거 같네.”

노아는 그 말을 색으로 보지 않았다. 대신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날 이후, 노아는 밀리오를 전술 전제가 아니라, 개입 변수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계산에 넣을 수 없고, 배제할 수도 없는 사람. 그리고 밀리오는 처음으로, 노아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감정을 보는 눈이 아니라, 감정을 지키는 쪽으로.

이후, 노아는 의도적으로 개성을 낮췄다. 완전히 끄는 건 불가능했지만, 시야를 좁히는 건 가능했다. 복도에서는 고개를 숙였고, 교실에서는 사람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 감정의 색이 스며들기 전에 차단했다.

그 결과, 세상은 훨씬 단순해졌고 동시에 불안정해졌다. 색이 없으니 판단이 늦었다. 팀 훈련에서는 지시가 한 박자씩 늦었고, 전술 설계도 이전만큼 매끄럽지 않았다. 아이자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노아를 바라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아는 그 침묵이 더 무거웠다.

밀리오는 제일 먼저 이상함을 눈치챘다. 전투 훈련 중, 노아의 지시가 줄어든 순간이었다.

“노아, 지금 오른쪽 아니야?”

밀리오가 묻자, 노아는 짧게 대답했다.

“……모르겠어요.”

그 말에 밀리오의 움직임이 멈칫했다. 잠깐의 공백. 큰 실수는 아니었지만, 밀리오는 확신했다. 일부러 안 보는구나. 훈련이 끝난 뒤, 밀리오는 노아를 불러 세웠다.

“노아, 잠깐.”

노아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괜찮아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소리는 분명히 달랐다.

운동장 가장자리, 노아 손목을 잡고 사람들이 없는 곳에 도착하자 밀리오는 말했다.

“그날 이후로야.”

질문이 아니라 진술이었다. 노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필요 없는 변수는 줄이는 게 좋아요.”

밀리오는 고개를 갸웃했다.

“너한텐 그게 변수야?”
“제 개성은요.”

노아는 단정하게 말했다.

“사람을 위험하게 만들어요, 어렸을 때도 그렇고”

밀리오는 웃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말했다.

“그건 사용하는 사람이 위험하게 만드는 거지.”

노아는 처음으로 그를 똑바로 봤다. 밀리오의 얼굴은 진지했다. 색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보고 싶지 않아요.”

노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누군가를 분석해야만 지킬 수 있는 상황이.”

밀리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나부터 시작하자.”
“……뭘요.”
“안 봐도 되는 사람.”

노아는 말문이 막혔다. 그건 노아의 분류 체계에 없는 선택지였다. 밀리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난 네가 뭘 보든, 안 보든 상관없어. 네가 편한 쪽이 좋거든.”

그 말은 선언에 가까웠다. 조건도, 대가도 없었다. 노아는 그 순간, 개성을 완전히 차단했다. 밀리오의 색을 보지 않았다. 대신 숨소리, 자세, 말의 속도를 보았다. 이상하게도 불안하지 않았다.

“토오가타는…”

노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 판단해도 괜찮아요?”

밀리오는 즉답했다.

“응.“

너무 쉽게 나와서, 오히려 진심처럼 들렸다.

“내가 움직이면 되니까.”

그날 이후, 노아는 밀리오 앞에서만 개성을 숨겼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여전히 계산하고 분류했지만, 밀리오와 있을 때는 ‘본다’가 아니라 ‘느낀다’를 선택했다.

밀리오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묻지 않았다. 대신 늘 같은 자리에 있었다. 위험하면 앞에 섰고, 흔들리면 웃었다. 노아는 점점 깨달았다. 이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공격받지 않게 만든다.

어느 날, 늦은 저녁 훈련 후였다. 운동장 조명이 절반만 켜진 상태에서 둘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노아가 말했다.

“토오가타.”
“응~”
“왜 저한테는… 항상 확신해요?”

밀리오는 잠시 하늘을 봤다.

“음.”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네가 뭘 보든, 결국 선택은 네가 하잖아. 난 그걸 믿어, 그나저나 왜 존댓말해?”

정적.

“아, 미안. 습관 때문에”
“응! 이제 말 편하게 해”

그 순간, 노아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사람 앞에서는 개성이 필요 없다는 걸. 감정을 읽지 않아도, 의도를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있다는 걸. 그건 히어로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처음 겪는 감각이었다. 노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밀리오는 웃었다.

“적어도, 토오가타 앞에서는 안 봐도 되겠다.”

밀리오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췄다가 말했다.

“그럼 나도 약속할게.”
“뭘요.”
“네가 보고 싶을 때만, 봐도 된다고 말해줄게.”

농담처럼 들렸지만, 노아는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 그날 이후, 두 사람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생겼다. 노아는 밀리오를 분석하지 않는다. 밀리오는 노아의 침묵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후 합동 전투 훈련을 하게 된다. 합동 전투 훈련은 예상보다 복잡하게 흘러갔다. 모의 전장은 다층 구조였고, 시야를 방해하는 연막과 불규칙한 통신 장애가 동시에 걸려 있었다. 노아는 후방 관제 위치에 서 있었다. 평소라면 전장 전체를 감정의 색으로 훑으며 즉각적인 판단을 내렸겠지만, 그날 노아는 의도적으로 개성을 낮춘 상태였다. 색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소리, 지형, 팀원들의 위치 정보만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불완전했다. 그 불완전함을 감수하는 선택은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토오가타, 전방 교차 지점 도달했어요.”

통신 너머로 밀리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밝았고, 숨도 가쁘지 않았다. 노아는 지도 위에 표시된 좌표를 확인했다. 그 지점은 위험했다. 원래라면 감정 반응으로 즉시 알아챘을 유형의 매복 구역이었다. 지금은 색이 없었다. 대신 지형 데이터와 이전 패턴을 대조했다.

확률 68퍼센트. 밀리오는 그걸 돌파할 수 있다. 그건 분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토오가타.”

노아가 불렀다.

“잠깐 멈춰.”
“어? 왜?”

밀리오는 웃으며 물었다.

“나 지금 흐름 좋아.”

노아는 입술을 다물었다. 계산은 끝나 있었다. 밀리오가 전진하면, 전장은 유지된다. 하지만 그 유지 조건은 밀리오 개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구조였다. 이건 성공이다. 동시에, 소모다.

노아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후퇴해.”

통신이 잠깐 끊긴 것처럼 정적이 흘렀다.

“후퇴?”

밀리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이번엔 조금 낮아져 있었다.

“아직 충분히 할 수 있어.”

노아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다.

“알아.”

그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토오가타가 빠지면, 팀은 재정렬할 수 있어.”

밀리오는 웃으며 대답하려다 멈췄다.

“그럼… 내가 남으면?”

노아는 즉답했다. 망설임도, 감정도 없이.

“그건 전술이 아닌게 돼.”

그 한마디로, 밀리오의 움직임이 멈췄다. 전장 한복판에서였다. 밀리오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노아는 자신을 ‘돌파 카드’로 계산하지 않았다. 가장 강한 말도, 가장 빠른 발도 아닌, 팀의 축으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축은 소모하면 안 된다. 밀리오는 조용히 웃었다.

“알겠어.”

그리고 방향을 틀었다. 그 순간, 전장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안정됐다. 노아의 판단은 옳았다. 훈련 종료 신호가 울린 뒤, 밀리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며 하늘을 보고 있었다. 노아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색을 보지 않아도, 밀리오가 평소와 다르다는 건 느껴졌다. 웃고 있었지만, 그건 습관 같은 웃음이었다. 밀리오가 먼저 말을 걸었다.

“노아.”
“응.”
“아까 말이야.”

밀리오는 잠시 말을 고르다 웃었다.

“나 좀… 충격이었어.”

노아는 고개를 들었다.

“잘못됐어?”
“아니.”

밀리오는 단호하게 말했다.

“완전 반대.”

그는 고개를 숙이며 이어 말했다.

“보통은 다들 나한테 ‘더 가도 된다’고 해.”

그 말엔 불만도 자랑도 없었다. 그냥 사실이었다.

“처음이야. ‘빠져도 된다’고 말한 사람.”

노아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필요했으니까.”

밀리오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웃을 정도인가…”

그날 밤, 기숙사는 유난히 조용했다. 훈련으로 지친 학생들이 일찍 잠든 탓이었다. 밀리오는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을 보고 있었다. 불을 끄지 않은 방은 희미하게 밝았고, 눈을 감아도 낮의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후퇴하라는 노아의 목소리, 망설임 없는 판단, 그리고

“그건 전술이 아닌게 돼”라는 말. 밀리오는 손으로 눈을 가렸다가, 다시 내렸다. 웃음이 나올 것 같다가, 이상하게 숨이 막혔다.

“진짜… 대단하다니까.”

혼잣말이었다. 밀리오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앞으로 나가고, 맞아주고, 대신 부서지는 쪽. 그게 히어로답다고 믿어왔고, 실제로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걸 기대했다. 그런데 노아는 달랐다. 노아는 그를 막지 않았다. 대신 남겨두었다. 밀리오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 한가운데가 묘하게 뜨거웠다. 위험한 전투 뒤에 오는 고양감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아—.”

밀리오는 낮게 웃었다.

“이건 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노아를 떠올릴 때마다, ‘잘됐으면’이 아니라 ‘다치지 않았으면’이 먼저 나왔다.

팀이 아니라, 전장이 아니라, 노아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응원도, 신뢰도 아니었다. 밀리오는 결국 중얼거렸다.

“나… 좋아하네.”

말로 꺼내는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대신 각오가 생겼다. 이건 말하면 안 되는 종류다. 다음 날부터, 밀리오는 아주 조금 달라졌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분명하게.

노아의 지시를 기다리는 시간은 더 짧아졌고, 노아가 말하기 전에 이미 움직이던 습관은 줄었다. 일부러 한 박자 늦췄다. 노아가 판단을 내릴 공간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훈련 중 노아가 침묵하면, 밀리오는 절대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가볍게 말했다.

“괜찮아. 천천히.”

그 말은 팀원들에게도 들렸지만, 사실은 노아에게만 향한 말이었다. 노아는 그 변화를 색으로 보지 않았다. 개성을 낮춘 상태였기 때문이다. 대신 결과로 느꼈다. 판단이 어긋나지 않는다. 계산이 깔끔해진다. 전장이 안정된다. 노아는 기록에 이렇게 남겼다. 토오가타 밀리오는 판단 여유를 확보해준다. 그 문장은 건조했지만, 의미는 깊었다.

어느 날, 노아가 물었다.

“토오가타, 왜 요즘은 먼저 안 나가?”

밀리오는 웃으며 대답했다.

“응? 나도 가끔은 쉬어야지.”

농담처럼 말했지만, 노아는 그 대답이 어딘가 정확하지 않다는 걸 느꼈다. 밀리오는 노아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너무 가까이 가지 않았다. 예전처럼 장난스럽게 어깨를 치지도 않았다. 대신 항상 한 걸음 옆, 한 발 뒤에 섰다. 노아가 누군가와 대화 중이면 끼어들지 않았고, 노아가 혼자 있을 때만 조용히 다가갔다.

“밥 먹었어?”
“오늘 훈련 힘들었지.”

사소한 말뿐이었다. 노아는 그 배려를 배려로 인식하지 못했다. 다만 편하다고 느꼈다. 그게 문제였다. 어느 저녁,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노아가 말했다.

“토오가타, 너 요즘 이상해.”

밀리오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 뭐가?”

“딱히 설명은 못 하겠는데.”

노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나한테 판단을 떠넘기지 않잖아.”

밀리오는 웃었다.

“그게 왜 이상해?”

노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니 그냥… 이상한게 아니라 좋아서.”

그 한마디에 밀리오는 잠깐 말을 잃는다. 노아는 아무 생각 없이 말했겠지만, 밀리오에게는 너무 정확하게 꽂혔다. 한 마디 작게 중얼거린다.

“좋, 다고…?”

그날 이후, 밀리오는 확실히 알았다. 이 감정은 숨길 수는 있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선택했다. 고백하지 않는다. 대신 흔들리지 않는다.

노아의 판단을 믿고, 노아의 침묵을 존중하고, 노아가 스스로 감정을 자각할 때까지 기다린다.

밀리오는 그런 사람이었다. 전장에서는 앞에 서지만, 감정에서는 뒤로 물러나는 사람. 노아를 바라보며 웃을 때마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괜찮아, 지금 이 거리면 충분해. 노아는 아직 모른다. 밀리오가 왜 늘 같은 속도로 맞춰주는지, 왜 위험한 상황에서만 조금 더 가까워지는지, 왜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만 목소리가 낮아지는지.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토오가타 밀리오가 없는 전장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이, 이상하게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 노아의 감정 분류표에, 아직 이름 없는 항목 하나가 조용히 추가되고 있었다.

말을 꺼낸 건 아주 사소한 계기였다.
늦은 오후, 훈련이 끝난 뒤였다. 노을이 운동장을 비스듬히 가르고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돌아간 뒤였다. 노아와 밀리오는 펜스 옆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둘 사이에는 늘 그렇듯 적당한 거리감이 있었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밀리오는 신발 끈을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노아.”
“응.”
“혹시… 치바현 가본 적 있어?”

노아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 기억을 더듬는 표정이었다.

“어렸을 때. 가족 따라 한 번.”

밀리오는 그 대답을 듣고 웃었다. 아주 작게.

“그렇구나.”

노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밀리오는 잠시 말이 없었다. 노을빛이 그의 옆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노아는 그 표정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개성을 켤 뻔했다. 그러나 참았다. 지금은 보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밀리오가 입을 열었다.

“나랑 만난 적 있어.”

노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

“……어?”

“아주 잠깐. 골목에서.”

노아의 머릿속이 멈췄다. 색이 아니라, 기억 자체가 흔들렸다.

“난… 기억이 없는데.”

밀리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럴 줄 알았어.”

그 대답에는 실망도, 서운함도 없었다. 이미 받아들인 사람의 말투였다.

밀리오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나 길 잃었었거든. 엄청 어렸을 때라서.”

웃으며 말했지만, 그 장면을 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눈이었다.

“울지도 못하고, 그냥 서 있었는데… 어떤 애가 지나가다가 딱 멈췄어.”

노아는 말없이 듣고 있었다. 가슴 안쪽이 이유 없이 조여왔다.

“그 애도 길을 잃은 거 같았어.“

“근데 멋있어 보이려고 길 잃은게 아닌 척 도와주려했어, 근데 그 아이가 여기 말고, 저쪽으로 가야 해.’ 라고 하더라 되게 조용하게.”

밀리오는 노아를 보지 않고 말했다.

노아의 손이 무릎 위에서 조금 굳었다.

“그게… 나야?”

밀리오는 그제야 노아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응.”

노아의 시야가 순간 어두워졌다. 기억은 없었다. 얼굴도, 목소리도, 그 골목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밀리오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날 널 데려다주고 난 집에 무사히 돌아갔고,”

밀리오는 말을 이었다.

“나중에 생각했어. 왜 믿었을까.”

그는 웃었다.

“근데 지금은 알겠더라.”

노아는 조용히 물었다.

“왜.”

밀리오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때도 지금이랑 같았거든.”
“뭐, 욕하려던거면 이쯤 하고.“
“표정.”

밀리오는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사람을 보고 있는데, 사람한테 휘둘리지 않는 얼굴.”

그 말에 노아의 가슴이 세게 내려앉았다.
그건… 노아 자신도 잘 아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판단할 때의 얼굴. 감정을 배제한 시선.

“그래서,”

밀리오가 덧붙였다.

“유에이에서 너 봤을 때, 바로 알았어.”

노아는 숨을 삼켰다.

“그럼 왜… 말 안 했어.”

밀리오는 어깨를 으쓱했다.

“굳이 말할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어째서...”

이번엔 노아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밀리오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 기억은 내 거잖아. 너한테는 없는 거고.”

그 말은 이상할 정도로 배려에 가까웠다. 노아는 고개를 숙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노아의 시야에, 원치 않게 색이 스며들었다.

밀리오의 감정이 보였다. 노랑. 그러나 그 아래에는 아주 얇은 회색이 깔려 있었다. 기대하지 않음. 요구하지 않음.
노아는 그걸 보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왜 지금 말해줘.”

노아가 물었다. 밀리오는 웃었다.

“지금이면, 괜찮을 것 같아서.”
“뭐가.”
“네가 이걸 부담으로 안 느낄 것 같아서.”

노아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과거는 없는데, 연결은 있었다. 자신이 모르는 자신이, 누군가의 인생에 남아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걸 지금까지 조용히 품고 있던 사람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 노아는 천천히 말했다.

“넌… 진짜 이상해.”

밀리오는 웃었다.

“너한테 그 말 자주 듣는다.”

노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좋은 의미야.”

그리고 덧붙였다.

“기억 못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니까.”

밀리오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말했다.

“노아.”
“응.”
“기억 안 해도 돼.”

아주 조용한 목소리였다.

“중요한 건, 지금 네가 여기 있다는 거니까.”

그 말에 노아는 처음으로, 밀리오를 색이 아니라 사람으로 오래 바라봤다. 분석도, 분류도 하지 않았다. 그냥 봤다.

그리고 마음 어딘가에서, 조용히 하나의 정의가 완성됐다. 이 사람은, 과거까지 포함해서 나를 선택한다.

그날 이후, 노아의 세계에는 하나의 변수가 더 생겼다. 기억하지 못하는 인연. 그러나 지금도 이어지는 선택. 그리고 토오가타 밀리오는, 노아가 감정을 ‘보지 않아도’ 놓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둘 다 알고 있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것을.

병실의 공기는 차갑고 조용했지만, 밀리오의 옆 의자에는 묘하게 따스한 긴장이 흘렀다.

노아의 침대 곁에서 무겁게 숨을 몰아쉬며, 아직 흐릿하게 남아 있는 색을 확인하고 있었다. 밀리오가 중상을 입고도 살아 있다는 사실, 그 단단한 결의를 확인한 순간의 무게가 가슴에 꽂혀 있었다.

밀리오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노아를 바라봤다. 눈빛은 평소처럼 밝았지만, 그 안에는 조금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노아.”
“응?”

토모에는 놀라며 눈을 들어 밀리오를 바라봤다.

“나… 오늘 네 덕분에 멀쩡하게 살아남았지?”

말은 가볍게 던졌지만, 눈빛은 장난이 아니었다. 노아는 잠시 눈을 깜빡이며 대답을 고르다 겨우 말했다.

“응… 맞아. 네가 있어 다행이었어.”

밀리오는 웃음을 살짝 지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길 농담 같은 말인데, 이번에는 달랐다.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살아있는데 기뻐하는 사람 하나 생겼어.“

정적.

“너인 거 같아…”

노아는 순간 멈칫했다. 그 말 속에는 농담 같은 가벼움이 섞였지만, 분명 좋아하는 마음을 티 내고 있었다. 얼굴은 살짝 붉어졌지만, 밀리오는 그것조차 개의치 않는 듯, 눈빛만은 솔직하게 노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노아는 얼떨결에 숨을 삼켰다. 밀리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오늘… 네가 여기 없었으면, 나 어쩔 뻔했는지 몰라.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네 덕분이라고 티 내는 거야. 알겠지?”

노아는 눈을 크게 뜨고 잠시 말이 없었다. 그의 시야에는 밀리오의 색이 흐르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강렬한 색, 살짝 흔들리는 붉은빛과 노랑빛이 섞여 있었다.

토모에는 가슴이 벅차올랐지만, 동시에 그 마음이 명확히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밀리오는 슬쩍 손을 뻗어 노아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

“자, 이제 안심해도 돼. 내가 여기 있으니까.”

그 말은 장난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확실하게 마음을 전하는 신호였다. 노아는 숨이 막히는 듯 잠시 멈췄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밀리오가 단순히 히어로 동료가 아니라,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

“…알겠어.”

노아는 낮게,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고마워… 진짜로.”

밀리오는 만족스러운 듯 작게 웃으며, 다시 자신의 침대에 몸을 기댔다. 눈빛에는 장난기와 동시에 진지함이 묻어나 있었다.

“그래, 오늘은 내가 먼저 티 내는 날이니까. 너도 인정해.”

노아는 얼굴이 붉어지고,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건 숨길 수 없었다. 극한의 사건 속에서 서로를 지켜냈고, 이제 그 감정은 조금씩 말로, 행동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밀리오의 작은 티 내기 한마디가, 노아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고, 둘의 관계는 그날 밤을 기점으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 병원 옥상. 도시 불빛이 반짝이고 바람이 살짝 스쳤다. 노아는 난간에 손을 얹고, 천천히 숨을 고르며 하루를 정리하려 했다.

사고와 훈련으로 지친 몸과 마음이었지만, 머릿속에는 계속 오늘의 사건이 맴돌았다. 특히 밀리오와 에리, 오버홀과의 격렬한 상황 속에서 느낀 감정들.

“노아.”

옆에서 다가오는 발소리에 노아가 몸을 돌리자, 밀리오가 서 있었다. 평소처럼 밝은 미소였지만, 눈빛은 이상하게 단단했다.

“왜 여기 있어?”

노아가 물었다.

“응? 그냥… 너 혼자 있을 것 같아서.”

밀리오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 말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노아는 잠시 머뭇거렸다. 심장이 살짝 뛰었다. 밀리오는 눈을 반짝이며 한 발 다가왔다.

“오늘… 아니, 오늘만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난 네가… 그냥, 좋아.”

노아는 숨을 멈췄다. 마음속 색이 한순간 번쩍였다.

밀리오의 눈빛, 표정, 심지어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진지하게 그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장난이 아닌, 진심이었다.

“네가 내 옆에 있을 때, 나는… 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어.”
“훈련 중에도, 병원에서 기다릴 때도...”
“계속 네 생각뿐이었어.“

긴 정적이 흐른다.

“노아, 나… 너를 좋아해.”

노아는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감정의 색이 겹쳐져 어지러웠다.

밀리오가 한 발 더 다가와 손을 살짝 내밀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숨기지 않을래. 나… 너를 좋아한다고.”

노아는 가슴이 벅차올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나도… 알아. 나도, 사실… 너를…”

말이 끊겼지만, 두 사람 사이의 긴 침묵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명확히 느껴졌다. 밀리오는 웃음을 터트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살짝 섞었지만, 여전히 눈빛은 진지했다.

“좋아, 이제 됐다. 티 내는 건 나만 하는 거 아니니까.”

노아는 가만히 숨을 고르며, 마음속에서 처음으로 확실히 깨달았다. 밀리오의 진심과 자신의 마음이 맞닿아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순간, 옥상 위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의 마음은 천천히 하나로 수렴되었다.

병원 옥상에서 고백을 나눈 그날 이후, 노아와 밀리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절대 티를 내지 않았다. 히어로 활동 중에도, 훈련 중에도, 서로에게만 보이는 작은 신호와 눈빛으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훈련이 끝난 뒤, 사람들 몰래 숨은 복도 한쪽에서 밀리오는 장난스럽게 팔꿈치를 노아에게 쓱 부딪혔다.

“노아, 오늘은 네가 먼저 다친 거 아닌가?”

노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말 안 해도 알겠지. 괜찮아.”

밀리오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도, 속으로는 안도했다. 노아가 걱정하지 않도록 겉으로 담담한 척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느껴졌다. 비밀 연애라서, 서로에게만 허락된 순간이 특별했다.

수업 후 사람들이 흩어지는 틈을 타, 복도 구석에서 짧게 손가락을 스치거나, 훈련 중 살짝 시선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졌다.

“오늘 표정이 좀 이상했어. 무슨 생각했어?”
“별 거 아니야. 그냥… 네가 잘 지켜주는지 확인했을 뿐.”

밀리오는 웃으며 장난스레 눈을 찡긋했다.

“…이런 답변도 네 스타일이지.”

둘은 공식적으로는 동료일 뿐이지만, 감정의 색은 서로에게만 분명하게 드러났다. 노아는 밀리오가 자신을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안정감을 느꼈고, 밀리오는 노아가 언제나 계산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는 걸 알아채고 있었다.

점심시간, 사람들이 모두 강당으로 이동한 사이, 두 사람은 식당 구석에 앉아 작은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 훈련에서 내가 먼저 행동했잖아. 걱정했어?”
“조금. 근데 네 선택은 믿어.”

밀리오는 살짝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럼 이제부터는, 조금 더 티 내도 돼?”

노아는 눈을 가늘게 뜨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몰래라면.”

그렇게 두 사람의 비밀 연애는 시작됐다. 주위에는 들키지 않지만,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신호와 순간이 쌓여, 둘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갔다.

훈련 중 위험 속에서도, 병원에서 회복 중에도, 때로는 짧은 장난과 장난스러운 티 내기 속에서, 둘의 마음은 조금씩 더 깊어졌다. 노아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밀리오가 있는 한, 어떤 위험도 감정도 놓치지 않겠다.

밀리오는 속으로 웃었다. 노아가 있으니, 앞으로도 내 마음을 숨길 이유가 없겠군.

훈련이 끝나고, 유에이 캠퍼스 뒤편의 휴게 공간.
노아는 동료 학생 몇 명과 함께 오늘 훈련 내용을 정리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노아는 언제나처럼 차분하게 분석하고,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있었지만, 밀리오의 눈에는 조금 달라 보였다.

“저… 오늘 장비 배치 방식, 이렇게 바꾸면 더 효율적일 것 같아요.”

노아가 말을 하자, 동료 학생 중 한 명이 활짝 웃으며  어깨동무와 함께 답했다.

“오, 노아 진짜 잘 보네. 같이 한 번 해볼까?”

밀리오는 그 장면을 살짝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장난기 어린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속으로는 심장이 뛰고, 붉은빛과 노랑빛이 동시에 번쩍였다. 질투였다.

‘왜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거지…?’

밀리오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눈앞의 상황은 사소한 대화일 뿐이지만, 노아가 다른 사람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뒤틀렸다. 밀리오는 일부러 장난스러운 톤으로 말을 걸며 다가갔다.

“노아, 여기 좀 도와줄래?”

노아는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응, 무슨 일인데?”

밀리오는 살짝 씩 웃으며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냥, 내가 옆에 있으니까, 다른 애들이 너 건들게 두지 말라고.”

노아는 순간 멈칫했다. 살짝 장난스럽지만 진심이 섞인 톤, 눈빛은 장난처럼 보이지만 붉은빛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노아가 웃으며 손을 들어 밀리오의 팔을 살짝 스치자, 밀리오는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좋아, 이제 알겠지? 네가 먼저 봐야 하는 사람은 나야.”

노아는 얼굴이 붉어졌지만, 속으로는 밀리오가 질투하는 마음을 귀엽다고 느꼈다. 그제서야 노아도 살짝 장난스럽게 답했다.

“알겠어. 너한테만 티 낼게.”

그 짧은 순간, 밀리오는 마음속으로 승리감을 느꼈다. 티를 내면서도 노아가 자신을 받아주는 걸 확인했으니까. 하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살짝 긴장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빼앗으면 안 돼. 노아도 마음속으로 웃었다. 밀리오가 질투하면 이렇구나…

그날 이후, 둘의 비밀 연애는 조금 더 깊어졌다. 밀리오의 질투와 티 내기, 노아의 살짝 놀란 반응과 장난스러운 대응이, 서로만 아는 신호가 되어 관계를 단단히 묶었다.

공식적으로는 동료일 뿐이지만, 서로만 아는 마음의 교감이 점점 커져갔다.

프로 히어로가 된 이후 쉬는 날, 각자 사복을 입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밀리오와 노아는 시간을 보내며 시원한 바람을 느낀다고 한다.

노아는 난간에 걸터 앉아있으면 밀리오도 함께 앉아 시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