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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하라 드림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지지 개성
카미하라 신야
친구→동료→쌍방 삽질→연인 드림 합니다


카미하라 신야 (エッジショット) / 엣지 쇼트

미나세 유이 (水無瀬 結) / 토글




미나세 유이가 유에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녀는 이미 또래들보다 두 살이 많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학생 시절 겪은 사고 때문이었다. 사고 자체는 이미 오래전 일이었고, 상담과 치료를 거치며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대가로 그녀는 두 해를 잃었다.

친구들은 먼저 졸업했고, 혼자 뒤늦게 유에이 입학시험장에 서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유이는 조금 긴장했다.

“안녕하십니까!!! 미나세 유이입니다!!!”

쾅.

너무 크게 인사한 탓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잠시 뒤 누군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시작이었다.

유이는 금방 반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었다. 시끄럽고, 잘 웃고, 남을 챙기고, 틈만 나면 떠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가 두 살 연상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알게 된 건 입학하고 한참 뒤였다.

반 친구들이 생일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밝혀졌는데 다들 놀랐지만 정작 유이가 더 민망해했다.

“아하하… 사실 내가 두 살 정도 많아.”

순간 교실이 조용해졌다.
그러다 누군가 말했다.

“에?”
“거짓말.”
“선배 아니었어요?”

유이는 얼굴이 붉어졌다.

“아니 그게…”

그때 교실 뒤편에 앉아 있던 카미하라 신야가 교과서를 넘기며 말했다.

“같은 반 아닌가.”
“…응?”
“학년도 같고.”

정적.

“그럼 됐지.”

그게 끝이었다.
별것 아닌 말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이는 그날 밤 그 말을 계속 떠올렸다.

‘같은 반 아닌가.’

누구도 특별하게 보지 않았다. 사고 때문에 뒤처진 사람도.
나이가 많은 사람도.  그냥 같은 반 친구였다.

그날 이후 유이는 신야를 조금 의식하기 시작했다.
물론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진짜 재미없는 애.”
“말도 없어.”
“웃지도 않아.”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눈에 띄었다.

훈련 때도, 수업 때도, 점심시간에도.

언제나 조용했고 언제나 남들보다 한 걸음 앞을 보고 있었다.

신야 역시 유이를 자주 보게 되었다.
안 보려고 해도 보였다. 교실에서 제일 시끄러운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유이는 늘 웃고 있었다.
그런데 가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보면 웃고 있지 않았다.

체육관 구석.
옥상.
교실 창가.

혼자 있을 때의 유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결정적인 사건은 2학년 실전훈련 때 일어났다.
빌런 역할을 맡은 상급생들과의 모의전이었다.

당시 유이는 아직 개성을 완벽하게 다루지 못했다.

동료들의 공포를 받아내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그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몰랐다.

훈련이 끝났을 때, 팀원들은 모두 무사했고 공포에 휩쓸리지도 않았다.

패닉에 빠진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유이는 사라져 있었다.

사람들이 승리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신야는 조용히 체육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건물 뒤편 계단에서 유이를 발견했다.

혼자 앉아 있었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그런데 손이 떨리고 있었다.

“미나세.”

유이가 화들짝 놀랐다.

“어? 카미하라?”
“왜 여기 있지.”
“그냥 바람 쐬는 중?”

거짓말이었다.

신야는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봤다.
유이는 끝까지 웃었다.

“진짜 괜찮아.”
“…안 괜찮군.”

처음이었다.
누군가 그렇게 말한 건. 괜찮다는 말을 믿지 않은 사람은.

유이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공포를 받은 건가.”
“…”
“전부.”
“…조금?”
“거짓말이 서툴다.”

그날 이후 신야는 유이를 보는 방식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미나세 유이를 밝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야는 알고 있었다.
그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는지.

유이 역시 점점 깨달았다. 카미하라 신야는 자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알아차리는 사람이라는 걸.
그래서 이상하게 느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신야에게는 말할 수 있었다.

무서웠던 일, 힘들었던 일, 언니의 사고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까지 전부. 그리고 자신이 남들 대신 감정을 짊어지는 것이 가끔 버겁다는 이야기까지.

신야는 대부분 조용히 듣기만 했다.
하지만 떠나지 않았고 언제나 옆에 있었다.

유에이 3학년.
졸업을 앞두고 프로 히어로 사무소 합동 실습이 진행된다.

유이와 신야는 같은 팀이 되었다. 실습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프로 현장과 다를 게 없는 수준. 빌런 체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건물이 붕괴한다.

사람들은 대피했지만 안에 아직 몇 명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당연히 신야는 들어가려고 한다. 그게 히어로니까.
처음으로 유이가 신야를 막는다.

“안 돼.”
“…비켜.”
“안 된다니까.”
“사람이 남아있다.”
“알아.”
“그럼 왜 막지.”

유이는 대답을 못 한다.
왜냐하면 개성을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건물 안에 남은 사람들의 공포.
그리고 신야가 느끼는 감정.

신야는 겁내고 있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들어가려고 했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

그 순간 유이는 처음으로 화를 낸다.

“너는 왜 항상 네 목숨을 먼저 버리려고 하는데?!”

신야가 멈춘다.
유이는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남들 살리는 건 좋은데! 왜 네가 죽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사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공포를 대신 짊어지는 자신에게.
항상 괜찮다고 말하는 자신에게.

신야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처음으로 말한다.

“…그건 네 이야기 아닌가.”

유이는 말문이 막힌다.

“네가 할 말은 아니다.”
“…”
“항상 혼자 감당하는 사람이.”
“…”
“왜 나한테만 그러지.”

그날 둘은 처음으로 크게 싸운다.
하지만 결국 둘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혼자가 아닌, 같이.

신야가 사람들을 구출하고.
유이가 공포를 받아내며 길을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천장이 무너진다.
신야가 유이를 감싸려 했지만 유이가 신야를 밀어낸다.

결국 몇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둘 다 생각보다 크게 다치게 된다.

그 사건 이후 둘은 유명해진다.

유에이 최고의 콤비.
차세대 프로 히어로 후보.
하지만 둘에게 더 중요했던 건 따로 있었다.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상대가 다치는 걸 보는 게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걸.

졸업식 날, 유이가 장난스럽게 말한다.

“카미하라.”
“…왜.”
“우리 프로 되자.”
“될 거다.”
“아니.”

유이가 웃는다.

그리고 조금 진지하게 말한다.

“같이.”

잠시 침묵. 신야는 대답한다.

“그래, 같이.”

유에이를 졸업한 지도 몇 년.

미나세 유이와 카미하라 신야는 이제 프로 히어로 업계에서 유명한 콤비가 되어 있었다.

현장 사람들은 둘을 보면 늘 같은 말을 했다.

“또 같이 다니네.”

실제로도 그랬다.

회의를 가도 같이 있고, 순찰을 돌아도 같이 있고, 식사를 해도 같이 있고 심지어 휴일에도 같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런데 정작 둘은 아니라고 했다.
사귀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아닌데?”
“아니다.”

둘 다 당당했다.
너무 당당해서 오히려 더 수상했다.

문제는 어느 날부터 유이가 이상해졌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신야를 보는 시선이 이상해졌다. 예전에도 잘생겼다고 생각은 했다. 인기 많은 것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신야가 웃으면 심장이 이상하게 뛰었다.

물론 문제는, 신야는 원래 안 웃는다.
그래서 더 치명적이었다. 한 번 웃으면 하루 종일 생각났다.

“유이 선배.”

호크스가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

“요즘 무슨 일 있어요?”
“응?”
“왜 그렇게 멍해.”
“나 안 멍했는데?”
“카미하라 씨 생각했죠?”

유이는 그대로 호크스에게 커피를 뿜었다.

“유이 선... 배...”

반면 신야도 이상했다.
하지만 본인은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유이가 다른 남자 히어로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을 때 왜 기분이 나빠지는지 몰랐다. 유이가 다른 사람과 순찰을 나갔을 때도 왜 신경 쓰이는지 몰랐다. 유이가 연락을 늦게 볼 때도 왜 휴대폰을 계속 확인하는지 몰랐다.

그냥.
신경 쓰였다.
이유는 모른 채.

결정적인 사건은 여름이었다.

빌런 소탕 작전 중 유이가 크게 다쳤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정신을 잃었고 신야는 병원에 남아 유이를 보살폈다.

처음에는 잠깐, 그러다 하루.
이틀.
사흘.
일주일...

“카미하라.”

지니스트가 병실 문 앞에서 말했다.

“드디어 집에는 가는 건가.”
“아니, 괜찮다.”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군.”

신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병실 안을 바라봤다.
침대 위에서 잠들어 있는 유이를.

일주일째 되던 날.

유이의 손가락이 움직였고 눈꺼풀이 떨렸다.
그리고 천천히 눈이 떠졌다.

멍한 시선이 천장을 향했다가.
옆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신야를 발견했다.

“…어?”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카미하라?”

신야가 고개를 들었다.
굳어 있던 얼굴이 처음으로 무너졌다.
유이는 그걸 보고 멍해졌다.
왜냐하면, 신야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유이가 웃었다.

“왜 울어.”

신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숨을 내쉬었다.

길게, 아주 길게.

“죽는 줄 알았다.”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유이는 순간 웃음이 멈췄다.


“…안 죽었는데?”
“알고 있다.”
“그럼 됐잖아.”
“안 됐다.”

병실이 조용해졌다.

유이는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했다.
신야의 표정 때문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늘 침착하던 사람이 처음으로 무너진 얼굴.

“야.”

신야가 낮게 말했다.

“다음부터는...”
“…응?”

정적.

“그러지 마.”

유이는 무심코 웃었다.

“걱정했어?“

신야가 고개를 들었고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몇 초.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정말 무심코.
실수처럼.

“…걱정했다.”

유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숨이 막혔다.@

“많이.”

그리고 이어진 말.

“... 누나.”

유이의 눈이 커졌다.

“…뭐?”

신야도 멈췄다.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것이다.
평생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 없었다. 항상,

“야.”
“미나세.”
“선배.”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방금.
분명히, 누나라고 불렀다.

유이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신야도 얼어붙었다.
병실 안에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

몇 초 뒤.

유이가 얼굴을 가렸다. 귀까지 새빨개져 있었다.

“…야.”
“…“
“한 번 더 해봐.”
“…싫다.”
“아 왜!”
“…”
”신야.“
“…”

정적.

“나 지금 심장 엄청 뛰는데.”

그 순간, 신야도 깨달았다.

왜 자신이 일주일 동안 병원을 떠나지 못했는지.
왜 유이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새하얘졌는지.
왜 이 사람이 웃어야 안심이 되는지.

아.
좋아하는 거였구나.

그리고 유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도.
진작 좋아하고 있었구나.

병실 창문으로 여름 햇살이 들어왔다.

그날 처음으로.
둘은 서로를 똑바로 바라봤다.